한때 팀장 명함을 당당히 내밀던 내가, 이제 회의실 구석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네요.
‘조직개편’이라는 명분 앞에서 우리는 너무 쉽게 역할을 잃고,
말 없이 받아들이는 쪽이 되어버립니다.
여러분도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신가요?
내 자리는 그대로인데, 내 역할과 존중은 사라진 적. 그 기분, 진짜 찝찝하죠.
회의실 커튼 사이로 흐르는 낮은 햇빛이 오늘따라 참 얄밉습니다.
1실 2팀 체제가 하루아침에 1실 1팀으로 바뀌더니, 어느새 나를 포함한 세 명의 팀장은 팀원이라는 이름표로 갈아타고 앉아 있네요. 팀장 타이틀을 지킨 사람은, 냉정히 말해 일보단 상사가 듣기 좋은 말을 많이 한 사람이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상사가 듣기 싫은 바른말 하던 저는 미련 없이 내려와야 했던 거죠. 이게 지금 우리회사 이야기라니, 좀 씁쓸하네요.
조직개편이라는 말장난 속에서
‘1실 2팀 → 1실 1팀’이라는 말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속엔 수많은 눈치와 해석이 들어 있습니다. 누가 실장의 신임을 받았는지, 누구는 왜 살아남았는지, 말은 안 하지만 다들 알고 있죠. 아무리 업무 평가를 수치화해도, 결국 자리 보존은 관계의 힘이더라고요. 일로 증명해도, 자리 하나 지키기엔 부족한 게 현실.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야”라는 말로 넘어갑니다. 아닌 걸 알면서도 말 못하고 웃는 얼굴, 그게 제일 피곤합니다.
팀장과 팀원 사이, 어정쩡한 태도와 감정
타이틀이 바뀐다고 사람이 바뀌진 않아요. 하지만 상대의 태도는 확실히 달라집니다. 전에는 회의에서 내 말이 ‘결정사항’이었는데, 지금은 ‘의견’으로 처리되더군요.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말끝에 남는 씁쓸함은 무시 못 합니다. 더 불편한 건, 팀장이 된 후배가 나를 쳐다보는 눈빛입니다. 존중과 부담, 동정이 섞인 그 묘한 시선. 그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 눈빛을 받아야 하는 게 불편한 겁니다. 사람 감정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잖아요?
능력 있는 No맨보다, 말 잘 듣는 YES맨이 우선인 생태계
입이 센 사람이 이기는 구조. 결국 그게 현실입니다. 조직은 실적보다 태도를 먼저 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위에서 시키는 대로 잘하는 ‘YES맨’ 스타일이죠. 나는 가끔 ‘그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던 사람이고, 그게 조직에겐 불편함이었나 봅니다. 능력은 수치로 증명해도, 순응은 표정 하나로 점수를 따니까요. 요즘은 말을 조심해야 산다는 말이 체감됩니다. 진짜 이상한 건, 대놓고 입바른 소리 했던 나는 내려오고, 항상 “넵! 알겠습니다!”만 하던 사람은 자리를 지킨 거예요. 팀장은 리더가 아니라, 리모컨이 돼버렸습니다. 방향은 위에서 정하고, 버튼만 잘 눌러주면 그게 ‘역할’이 되는 셈이니까요.
새로운 업무, 새로운 나? 글쎄…
회사에서 앞으로 중요한 업무라며 AI관련 업무를 하라고 한다
새로운 기회일수도 있지만, 현실은 '기회'보단 '처리'에 가까운것 같다.
사업계획서를 처음 펼처 보았지만 가장 먼저 보인것은 공장을 짓는다고 하는데 공장 설계보다 장비 부터 산다고 되어있네, 장비 사서 머리에 이고 있나, 예전에 그렇게 사업계획서 작성해서 사업비 삭감하네 마네, AI 전문가가 되는것이 새로운 길이 될수도 있겠지만 . 이게 과연 경력 25년차에게 주는 ‘전환점’이 맞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버티기 모드 ON입니다.
남은 건 커피 한 잔과 정리되지 않은 감정
예전에는 커피 타임이 회의의 연장이었고, 전략을 짜는 시간이었죠. 지금은 그냥… 쉬는 시간입니다. 누가 내 의견을 묻지 않고, 내가 누구의 판단을 대신하지도 않으니 말 그대로 ‘휴식’이 된 겁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시간은 생겼는데, 에너지가 없습니다. 그만큼 역할이 빠졌다는 뜻이니까요. 요즘은 그냥, 노트패드에만 생각을 적습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을 아껴야 살아남는 구조에서, 침묵이 제일 안전하거든요.
사람은 위치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지만, 위치가 달라지면 세상이 달라 보이긴 하더라고요. 팀원이라는 이름표는 낯설고, AI라는 업무는 여전히 불친절하지만… 뭐, 이렇게 또 하루 버텨냅니다. 조직이 나를 밀어낸 게 아니라, 내가 더 단단해질 기회를 주는 거라고 믿는 수밖에요. 누군가는 이 글을 보며 웃겠죠. 하지만 누군가는, 지금 딱 이 기분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분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같이 헛웃음이라도 지어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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